‘돈은 남의 땀을 훔쳐서 버는 거다.’ 드라마 ‘황금의 제국’에서 주인공이 돈 버는 법을 깨우치면 이런 대사를 한 적이 있는데 풀어쓰면 다른 사람을 부리라는 거다. 직접 일해서 버는 건 개인 시간은 복제가 안 돼서 소득 한계가 명확하다. 레버리지 극대화를 위해 고용주가 되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확실하게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꼭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면 무조건 다 남 시키는 편이다. 직접 빠르게 잘할 수 있는 일도 굳이 남 시킨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자동으로 대신하는 구조를 갖춰야 그게 시스템이고 회사이기 때문이다. 창업하고 가장 어려웠던 일 중 하나가 입으로만 일하는 거였다. 내가 맡는 실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정말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특히 나는 실무를 직접 하는 걸 좋아하고 심지어 잘하는 편이라 남에게 일 시키는 게 더 힘들었다. 일이 서툰 동료들 보면 답답해서 직접 해결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꾹 참고 맡겼다. 동료들이 나보다 잘하지 못하면 나는 평생 그 일에서 해방될 수 없으니까. 이젠 분야별로 선수들이 있어서 내가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땀 흘려 버는 돈 좋다. 노동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가치에 별로 흥미가 없다. 내가 관심 있는 건 내가 하고 싶은 것만 마음껏 즐기며 사는 거다. 그러기 위해 선택한 게 창업이고 사업이다. 나 대신 땀 흘려 일해주는 이가 없으면 내가 땀 흘리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기 싫어서 선택한 게 지금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