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아무것도 안 하는 거다. 정신이 또렷한 데 가만히 있으면 별생각이 다 든다. 요즘 매일 하는 연습이 명상이다. 눈 감고 앉아 있는 게 전부인데 고강도 운동보다 더 어렵다. 처음엔 몇십 분만 명상해도 계속 폰을 보려 하거나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해야 하지 싶었는데 이것도 적응이 됐는지 요샌 시간 단위로 명상할 수 있다.

명상을 통해서 얻은 최고의 수확은 평온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쉬워졌다는 거다. 사는 건 늘 번뇌의 연속인데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됐다. 예전엔 명상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하거나 그동안 잘못한 걸 성찰했다. 잡생각이나 쓸데없는 상상으로 채우기도 했다. 그렇게 해도 시간이 잘 안 갔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

명상의 효과는 꽤 크다. 정량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변화는 아니지만, 내 심신이 느끼는 장점이 참 많다. 나처럼 시간 단위로 길게 할 필욘 없고 잠깐만 해도 명상의 장점을 온전히 누릴 수 있지 않나 싶다. 난 요새 성격이 변했다는 평을 들을 만큼 차분해지고 모든 판단과 행동에 군더더기가 사라졌다. 이건 그동안 어떤 노력으로도 이루지 못한 성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