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사람 가려서 사귀어야 하는 이유
그냥 애초에 그 사람 인생에서 본인이 빠져 주는 게 최선인 경우도 있다. 처음 만나면 무조건 잘해주는 게 답인 줄 알고 헛된 노력을 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러기 전에 더 좋은 답이 없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일테면 아예 상대 인생에 관여 자체를 안 하는 게 더 좋은 선택지일 수 있다.
그동안 함께 해서 안 좋았던 인연을 떠올려 보면 어느 한쪽만의 잘못인 적은 거의 없다. 처음부터 안 만나는 게 가장 좋은 길인데 안 맞는 사람끼리 자꾸 뭘 해보려고 하니 엇나간 거였다. 이건 누가 잘못한 게 아니다. 서로 좋은 인연이 아니라서 그런 거뿐이다.
이걸 깨닫고 난 후론 새로운 사람을 만나 관계를 형성할 때마다 잠깐이라도 고민해 본다. 상대가 나를 알고 계속 만나는 게 그 사람 인생에 진정 도움이 되는지. 나란 존재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안 서면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빠져주려고 노력한다.
좋은 인연 찾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나쁜 인연 안 만드는 거다. 상대가 싫어서 안 만나는 게 아니라 그냥 서로 안 맞아서 빠져 주는 건데도 내 이런 마인드를 모르는 이들은 내가 사람 가려서 사귄다고 힐난하곤 한다. 사람을 가리는 건 맞지만, 그건 단순히 나만을 위해 그러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