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게 도움이 될까? 요새 일부 스타트업에선 전 직원이 서로 반말을 쓴다고 한다. 94년생 대표가 94학번 부대표에게 “회의 몇 시야?” 이렇게 말한다고 하니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된다. 조직 내에서 서로 반말 쓰는 게 소통이나 기업 문화면에서 그리 좋지 않다고 본다. 아버지뻘 어른한테 반말하는 건 존댓말이 사회생활의 기본인 우리나라 문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태다.

사실 이런 조직 문화는 작은 스타트업 수준에서나 시도하고 유지하지 조직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지속하기 어렵다. 초기 멤버들은 창업 시 만든 정서를 공유할 수 있지만, 회사 대표가 신입이 누군지 모르는 수준으로만 커져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문화다. 유지하려면 교육이 따로 필요하고 잘 적응하지 못한 인력은 소외감 느끼기 쉽다.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증가한다.

나는 반말 자체가 회사 내 소통에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고 보는 편이다. 편하게 말하다 보면 막말로 연결되기 쉽다. 상대한테 반말하면서 존중하고 예의 갖추기 쉽지 않다. 동료의 결과물에 구리다는 말을 쉽게 하는 게 자유로운 의사소통인가? 그냥 막말 아니고? 존댓말 쓰면서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말이 좀 길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비효율적인 게 아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배려를 배우고 대화 중간에도 더 깊게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는 거다. 툭툭 편하게 말 던진다고 서로 대화가 잘 통하는 게 아니다. 일부 스타트업의 이런 시도야 얼마든지 해볼 수 있는 도전이긴 하다만, 존댓말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필욘 없다. 모두가 반말을 쓰거나 모두가 존댓말을 써야 하는 옵션 중 단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난 반드시 존댓말 쪽을 고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