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청년의 연애가 국가의 문제인 이유
20대 땐 첫인상이 호감이면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데이트 신청까지 그리 고민하지 않았다. 만나보고 이상하면 안 보면 되니까 일단 지르고 보는 식이었다. 당연히 연애할 기회가 늘 넘쳤고 이성을 만나는 문제에 고민 자체가 없었다. 태평양에서 낚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리가 없다.
지금은 생각이 너무 많다. 상대가 괜찮은 사람인지 혹은 나와 잘 맞는지 데이트 전에 꼼꼼히 따지게 된다. 그렇게 살피다 보면 도전 의욕이 사그라들어 자연스럽게 포기하기 다반사다. 무엇보다 가볍게 추근거린다는 소문 나기 싫으니 정말 맘에 드는 게 아니면 표현 자체를 극도로 꺼리게 된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생긴 변화도 있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사회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 남녀 사이에 성적인 대화는 밖에서 보면 다 성희롱처럼 보인다. 정상적으로 데이트하고 사귀었어도 상대가 불순한 의도로 매도하면 밑도 끝도 없다. 여자만 남자 만나는 게 두려운 시대가 아니다.
트렌드 반영이 빠른 일본만 봐도 극명히 드러난다. 요즘 일본의 20대 청년들은 평생 연애 경험이 없는 경우가 흔하고 30대에 동정인 게 이상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 사실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청년이 연애를 안 하면 결혼이 없고 아이도 안 생긴다. 이건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문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