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땐 인터넷 보면 개나 소나 억대 연봉인 것 같아 그게 쉬워 보이겠지만, 대다수 근로자는 죽을 때까지 그 근처도 못 경험한다. 좋은 대학 나와 나이에 맞는 적절한 스펙 못 갖추면 평생 일해도 한 달 실수령 500을 단 한 번도 못 찍을 정도다. 본인이 이런 엘리트 클래스에 속한 게 아니면 이게 남 얘기가 아니다.

현실이 이런데 상담 메시지 보내는 어린 친구들은 죄다 서른 전에 100억 모으겠다는 식의 황당한 얘기나 하고 있으니 진지하게 상담해 주려고 해도 생각이 너무 어려 대꾸하기도 귀찮다. 애들은 역시 어쩔 수 없구나 싶고. 내가 보기엔 이 친구들은 100억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현찰 1억 경험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어린 학생들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이게 진짜 현실이라서 그렇다. 사회 나와서 돈 벌어 보면 매달 100만 원 저축하기도 버겁다는 걸 깨닫게 될 거다. 100억은커녕 30대 됐을 때 빚이나 없으면 다행이다. 큰 부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기 전에 자기 힘으로 단돈 몇천이라도 모아봐야 한다. 그것도 안 해 보고 무슨 부자 타령이냐.

어린 학생들과 대화하는 건 늘 즐겁다. 세상에 찌들어 꿈도 희망도 접은 어른들보단 허풍이라도 호탕하게 치는 패기 넘치는 친구들이 더 좋다. 그래도 이렇게 기운 빠질 만큼 현실 감각 없는 이들을 상대하기엔 내가 너무 찌들었다. 생계의 지난함을 모른다면 아직 세상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거다. 세상 물정 모를 때 품는 야망은 그냥 몽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