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첼 과일 젤리는 내 소울 푸드 중 하나다. 건강 관리상 하루에 큰 거 하나밖에 못 먹기에 이걸 먹는 순간이 하루 중 무척 소중한 시간이다. 가격은 몇천 원 수준이다.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 중 최고이지 않나 싶다. 가성비를 떠나 절대적 행복도가 높다. 입맛이 저렴한 탓에 행복을 싸게 살 수 있어 감사하다.

날씨 좋은 날 언덕 높은 공원 벤치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해지는 걸 보고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이 시간만큼은 전화조차 안 받는다.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늘만 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해가 천천히 지는 하늘을 계속 볼뿐이다. 시간이 아깝진 않다. 어차피 이런 거 보려고 사는 거니까.

얼핏 보면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는 값싼 행복 같아 보인다. 하지만 싸구려 디저트에 행복하려면 항상 평정심이 잘 유지돼야 한다. 생계 걱정이나 심각한 고민 같은 게 없는 삶을 살아야 이런 사소한 것에도 행복할 수 있다. 이건 부지런히 노력해야 가능하다. 단순히 돈 몇 푼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아니다.

맑은 하늘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걸 통한 행복은 아무나 누릴 수 없다. 사는 게 바쁘고 정신없으면 날씨가 좋아도 하늘 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대체 해가 언제 지는지 알지도 못한다. 언제든 원할 때 하늘을 보고 살 수 있는 여유가 있으려면 모든 면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한다. 평범한 삶을 살려면 비범한 노력이 필요하다.

‘범사에 감사하라.’ 예전엔 이 말이 그리 와닿지 않았다. 평범한 일상은 그냥 아무 감흥이 없을 뿐인데 이게 감사하고 말 게 뭐 있다고. 하지만 성인이 된 후 모든 걸 직접 책임지는 삶을 살다 보니 단순히 오늘 하루 별 탈 없이 보내기도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누리는 모든 것에 감사한다.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