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후 내렸던 판단 중 가장 후회하는 선택은 직원 연봉과 복지를 지나치게 체계 없이 결정한 거다. 연봉을 많이 줄수록 생산성과 자부심도 같이 계속 증가할 줄 알았다. 조직에 대한 로열티 자체야 어느 정도까진 연봉에 비례한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부턴 큰 의미 없다. 한 직원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의 한계는 정해져 있는 편이다. 더 많이 준다고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복지 면에서도 동료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준 걸 후회한다. 작은 회사라 대기업 같은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해 주지 못해 늘 미안했다.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려고 노력했다. 고가의 장비도 업그레이드 요청하면 쉽게 들어줬다. 하지만 이것도 일정 수준을 넘어가니 오히려 조직 문화에 해만 끼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금 와서 동료들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리더로서 시스템이 이렇게 망가지게 놔둔 나 자신을 반성하는 거다. 연봉은 원칙을 두고 정했어야 했다. 한 번 올라간 임금은 절대 내려가질 않는다. 복지도 마찬가지다. 한 번 커진 비용 구조는 쉽게 안 바뀐다.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다들 회삿돈을 막 써도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안 쓰면 바보인 것처럼.

이 모든 게 우리가 성장할 수 없게 만들었다. 어느 순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바꿔 보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형성된 시스템과 조직 문화는 리더라고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얘길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내가 이 고충을 동료들에게 이미 다 얘기했기 때문이다. 다들 공감하고 반성하는 분위기였지만, 누구 하나 자기 연봉을 먼저 깎겠다는 친구는 없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