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남 탓하는 부류를 상종하지 않는 이유
핵심 개발자가 갑자기 잠적했다. 내 첫 창업이 망한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외주 개발자가 중요한 순간에 잠적한 게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한 번도 이것 때문에 망했다고 변명한 적 없다. 직원이 사고를 쳐도 관리자 책임이다. 회사에서 벌어진 모든 일은 당연히 사업주 책임이다. 내 첫 창업 실패는 프로젝트 설계와 리스크 관리를 잘못한 내 탓이지 개발자가 도망가서가 아니다.
이건 사업만 이런 게 아니다. 자기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본인한테 있다. 내가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투자했는데 망하면 누구 책임일까? 당연히 내 책임이다. 내가 결정한 거니까. 요즘은 이런 사람이 거의 없지만, 글을 단호하고 강하게 쓰던 시절엔 머니맨 구독자 중 내 말대로 해서 망하면 어쩔 거냐고 따져 묻는 이들이 있었다. 여러모로 참 한심한 소리다.
그 사고 구조 자체도 답답하지만,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안타깝다. 내가 남 탓하는 부류를 상종하지 않는 건 단순히 이들이 한심해서가 아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 아닌 사람이라 주체적이지 못해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내 인생은 내가 운전하는 거다. 남에게 운전대를 맡겨선 안 된다. 어떤 선택이든 스스로 결정했다면 그걸 반드시 책임지는 태도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