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자기 일에 완벽하게 몰입하라
입만 열면 여자 타령하던 친구가 있었다. 뭔 말만 하면 맨날 여자 얘기만 해서 이 친구의 여자 무용담에 질려 내가 여자가 싫어질 정도였다. 가진 콘텐츠가 전부 여자뿐인 놈이다. 문득 생각해 보니 이 친구의 목적의식은 굉장히 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성을 향한 욕망과 완벽한 물아일체를 보여줬다.
실제로 이 친구는 내 친구 중 가장 많은 여자를 만났다. 원하는 걸 충분히 얻었으니 어떤 의미에선 성공한 인생이다.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축구 스타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으니 축구를 하지 않을 때도 축구 생각만 했다고. 모든 에너지를 한 곳에 쏟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특별한 능력이다.
요샌 누굴 만나든 좋아하는 콘텐츠 이야기에 심취해 열심히 떠든다. 모든 시간을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쓰고 있다. 이렇게 해도 지루하거나 딱히 지치지 않는다. 점점 내 일에 더 강하게 몰입해 가는 것 같다. 온종일 여자 얘기만 하던 친구 마음을 이젠 알겠다. 대상이 다를 뿐 나도 같은 마음이다.
내 친구는 원하는 대로 많은 여자를 만났다. 인생의 핵심 목표가 여자라는 게 좀 아쉽긴 하다만, 목표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그 집중력만큼은 탄복할만하다. 나는 내 일에 그렇게 몰입한 적 있나 반성하게 된다. 동시에 나는 입만 열면 무슨 얘길 하는지 늘 생각하게 된다. 가장 많이 말하는 걸 얻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