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조언을 하려면 권위부터 얻어라
의미 있는 조언을 하려면 상대에게 내 권위가 있어야 한다. 권위 없이 하는 조언은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 권위가 있으려면 일단 자기 분야에서 성공해야 한다.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데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은 없다. 사회적 성공이 주는 큰 성취 중 하나가 권위다. 몇 년 전 지인 한 분이 모발이 가늘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란 말을 한 적이 있다.
보니까 진짜로 앞 머리카락 굵기가 가늘고 정수리 숱이 없는 걸 보니 전형적인 유전성 탈모 증상이었다. 탈모는 이미 현대 의학으로 어느 정도 정복한 영역이다. 조기에만 발견하면 약으로 정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난 지인에게 프로페시아를 처방받길 권했는데 이 지인은 끝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탈모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싶었다.
최근에 우연히 보게 됐는데 이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많이 빠졌더라. 만나니까 역시 탈모 이야기를 했다. 모발 이식하면 된다고 위로해 주긴 했지만, 모발 이식해도 약 안 먹으면 답 없다. 이런 게 전형적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데 내가 만약 의사였다면 내 말을 존중해 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이렇게 먼 길 돌아갈 필요 없었을 텐데.
요샌 내가 상대에게 권위가 없다고 느끼면 상대가 원해도 어떤 조언도 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조언하는 건 상대를 바꿀 힘이 없다. 동시에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크게 성공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면 나부터 큰 힘이 있어야 한다. 중요한 얘길 하고 싶다면 상대에게 중요한 사람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