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할수록 나 자신은 점점 작아진다. 상대의 사소한 반응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빅토르 위고가 그러지 않았나. 우주를 단 한 사람으로 줄이고 그 사람을 신에 이르기까지 확대하는 게 연애라고. 사랑에 빠지면 아주 작은 것도 크게 보인다. 우주를 한 사람으로 줄였는데 오죽할까. 사랑하면 집착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렇게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상대에게 집중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집착이 연애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구속받길 싫어해 설령 좋아하는 상대라도 자신의 기존 라이프스타일을 깨려고 하면 거부감이 든다. 그러니 연애를 잘하려면 이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내가 붙잡으려고 안달이 난 관계는 노력해도 유지하기 어렵다. 이미 관계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 오래 만나는 사이로 남으려면 서로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관계가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꼭 연인 사이가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관계가 이런 식이다. 한 명만 일방적으로 연락하고 노력해야만 유지되는 관계는 관계의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다. 그런 건 때가 되면 어느 한쪽이 지치거나 질려서 관계가 끝날 수밖에 없다. 좋은 인간관계를 쌓으려면 상대에게 잘 보이려 애쓰지 말고 자기계발에 투자하라는 게 이런 맥락의 의미다. 내가 잘난 사람이 돼야 어떤 관계든 원하는 대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