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진 30년 넘게 새벽에 일어나 기도를 하신다. 그전부터 그랬는진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범위에선 어겨본 적이 없는 것 같다. 36년 넘는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늘 새벽에 출근하셨다. 평생 지각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어릴 때 난 모든 경찰이 아침에 출근을 7시까지 하는 줄 알았다.

딱히 잔소리하며 나를 키우진 않았지만,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지키기 어려운 원칙을 한결같이 지키는 실천력이 감명 깊었다. 아버지의 성실함은 내 영감의 원천이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문제는 내게 그만한 의지가 없다는 것.

아버진 버스비도 낼 수 없어 걸어 다녀야 하는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태어나 군대에서 공부해 경찰 간부 고시를 2등으로 합격한 분이다. 난 하늘이 무너져도 그런 환경 못 이겨낸다. 하지만 단단한 생활 루틴과 삶의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제거했던 결단을 보며 그런 부분은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선택한다는 건 뭘 포기할지 고르는 것과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밤의 즐거움을 버려야 한다. 애인을 사귀려면 개인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뭐가 됐든 공짜는 없다. 원하는 게 있다면 그만한 대가를 내야 한다. 성취를 얻으려면 뭘 포기해야 할지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해야 한다. 그래야 실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