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스트레스 요인을 미리 차단해야 하는 이유
근육은 쓸수록 강화되고 관절은 쓸수록 닳는다. 타이어는 닳으면 쉽게 교체하지만, 관절은 그러기도 곤란하다. 그런데 관절을 근육 같은 종류로 착각하고 훈련으로 강화하려는 사람이 많다. 그것이 소모품인 줄도 모르고. 어떤 건 적당히 하는 것 자체가 가장 현명한 운용이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예전엔 멘탈이 강화되는 개념인 줄 알았다. 그래서 일부러 더 힘든 일을 자처해서 하기도 했다. 진상들 상대하는 것도 그런 업무 중 하나다. 단일 건수로 치면 대단한 스트레스는 아닌데 이걸 쉬지 않고 하다 보니 이제 그냥 영혼 없이 대처할 때가 많다. 피곤한 상황이 반복될수록 멘탈이 강해지는 게 아니라 약해졌다.
관절은 강화할 순 없어도 주변 근육을 단련해 기능에 도움을 줄 순 있는데 멘탈 관리도 그런 방향이 돼야 한다. 키보드 파이터 같던 동료가 뭔가 다 귀찮다는 듯 사과 댓글을 다는 걸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다. 크리에이터만 번아웃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감정 노동자는 다 같이 힘든 건데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봤다.
일을 그만두는 이유야 매너리즘이나 번아웃 등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래도 그 뿌리를 살펴보면 결국 스트레스 관리 실패다. 그렇게 되기 전에 치명적인 스트레스 요인은 미리 차단해야 한다. 요샌 무조건 고객보단 동료들 기분을 먼저 챙긴다. 매출이 떨어져 망하는 것보다 동료들 멘탈이 나가서 망할 확률이 더 높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