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면 나를 알 수 있다. 이것은 그냥 친구에게 물든다는 근묵자흑의 개념이 아니다. 사람이 만나 친분을 쌓는 그 모든 과정에 자기 취향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 취향이 아닌 사람과 나는 친구가 될 수 없다.

나와 친한 친구들은 한결같이 성실하다. 늘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꾸준함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부지런한 걸 좋아해 애초에 성실한 친구들만 사귄 건 아닌가 싶다. 딱히 미리 정해놓고 만난 건 아니지만, 마음이 그렇게 간 셈이다.

친구들 모습에서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 나라면 저러지 않았을까 싶을 때 친할수록 나와 비슷한 결정하는 걸 보곤 한다. 성격은 달라도 성향은 일치한다. 무엇보다 가치관이 다르면 친해지기 어렵기에 친한 친구들은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갖는다.

어느 정도 누구와 교류할지 생각이 정리되고 나니 이래저래 불편한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있다. 나와 맞지 않는 이와는 아무리 노력해도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예전엔 다양성에 방점을 뒀다면 지금은 동질성에 더 가치를 둔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배우는 부분도 분명 있을 거다. 거기서 얻는 지식과 깨달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건 사회생활에서 맺는 관계만으로 충분하다. 정서적 편안함이 더 중요한 친구 관계까지 그러고 싶지 않다. 인간관계는 좀 외골수여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