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일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난 오직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고 나머진 철저하게 배제한다. 내 큰 장점이자 단점은 내 일이 아니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독하게 선택과 집중에 집착한다. 좀 극단적이다 싶을 만큼 실용주의자다. 그래서 어떤 뉴스를 봐도 감흥을 거의 못 느낀다. 그게 무슨 일이든 어쨌든 내 일은 아니니까.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산다. 나같이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슬프면 그 감정에만 몰입하는 타입도 있다. 뭐가 더 나은 것인진 알 수 없다. 그냥 서로 다를 뿐. 대신 나 같은 타입이 꼭 필요한 환경이 있다. 참혹한 상태의 환자를 보면 놀라서 기절할 사람이 많겠지만, 의료인이라면 치료에 집중해야 할 거다. 감정 동요가 없는 나 같은 타입은 이런 업무에 최적화돼 있다.

많은 사람이 공감 능력 약한 이들을 안 좋게 본다. 부모 잃고 훌쩍이는 아이를 보며 같이 눈물 흘리지 않으면 냉혈한으로 본다. 하지만 눈물 흘릴 시간에 돈 벌어서 아이에게 직접 매달 후원하는 사람도 있다. 꼭 자기 방식대로 연민을 표현해야 옳은 건 아니다. 모두가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각자 본인 방식대로 자기 몫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어떤 스타일이 더 나은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