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좋아하지 말란 말은 세상에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짜라고 느끼는 게 있다면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불편한 상대면 사소한 선물도 받지 않는다. 내가 만약 상대가 밥을 사게 그냥 둔다면 그건 다음에도 보고 싶다는 의미다.

뭘 그냥 받는 건 어떤 형태든 다 빚이다. 언젠간 갚아야 한다. 항상 비용이 나가고 있다. 몇 프로 더 할인받기 위해선 쇼핑몰 사이트가 요구하는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그게 설령 별거 아닐지라도 소비 습관을 그렇게 길들 게 유도하는 거다. 본인들이 현명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

고작 몇천 원 하는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무료 배송 기준 이상의 쇼핑을 한다. 꼭 필요한 것만 샀는데 기준 금액을 넘기는 것이면 상관없는데 대부분 안 사도 될 걸 더 담아서 넘긴다. 그렇게 언젠간 읽겠지 싶어 미리 사둔 책이 책장을 넘쳐나게 된다. 우리가 사는 것에 상당수는 사용되지 않고 버려진다.

현명한 소비 습관을 기르고 싶다면 이것만 정확하게 인식하면 된다. 지금 사는 목적이 내가 원해서 사는 것인지 필요해서 사는 것인지 파악할 줄 아는 거다. 원해서 사는 것도 좋고 필요해서 사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이 둘의 차이 정도는 구분하며 사라는 거다. 자기 객관화가 된 상태에서 하는 소비는 그게 뭐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