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상대가 알아서 오해를 풀게 하는 방법
설득의 기술 중엔 ‘긍정부정’이란 방법이 있다. 이건 내가 내 맘대로 붙인 명칭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의견을 부정당하는 걸 몹시 싫어해 설령 본인이 명백히 틀렸어도 지적하면 화내거나 반박하고 마음에 담아둔다. 그다음엔 틈만 나면 상대를 공격한다. 공격하는 근거는 중요치 않다. 본인 기분 나쁜 게 전부다. 그러니 일단 긍정해주는 거다.
상대가 뭔 말 하든 여유롭게 웃으면서 “아 그래요? 아 네, 잘 알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태연하게 받아주면 본능적으로 이상함을 느껴 다시 확인하려고 든다. 그때 묵비권을 행사하며 거리를 두면 상대가 직접 사실관계를 조사해 스스로 오해를 푼다. 이렇게 되지 않더라도 상대방 말에 반박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나를 공격할 때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다.
긍정부정은 상대가 알아서 오해를 풀게끔 유도하는 방식이다. 오해를 푸는 데 있어 가장 안 좋은 방법은 오해하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다. 그건 상대가 아무리 잘못했어도 결과적으론 싸우는 것밖에 안 된다. 의도적으로 싸움을 유도하는 것이면 상관없지만, 만약 오해를 푸는 게 목적이면 절대 공격해선 안 된다. 이것도 다 역지사지에 기반한 심리전이다.
누구도 나를 공격하는 이의 말엔 동의하지 않는다. 설령 상대가 맞아도 열 받아서 인정 안 한다. 모든 설득은 호감의 법칙과 함께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건 이성과 논리가 아니라 감성과 호감이다. 진짜 설득하길 원한다면 이걸 놓쳐선 안 된다. 모든 설득은 이해시키는 게 아니라 마음을 사는 것이다. 논리적인 설명보단 감성적인 호소가 더 강력한 설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