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부족한 건 돈이 아니라 능력이다
돈이 기회를 준다는 건 흔한 착각 중 하나다. 큰 투자만 받으면 당장 그걸 잘 운용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대부분 소액조차 제대로 다룰 줄 모른다. 돈 관리는 오랜 기간 자기 노력과 경험을 통해 키우는 내공이라 이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요식업 창업한다면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모른다. 가입한 보험이 뭔지 모르고 얼마 나가는지 파악도 못 한다.
계약엔 독소조항이 있을 수 있는데 법률 지식이 없으면서 전문가 조언을 듣지 않는다. 이러면서도 사업이 잘되길 바란다. 돈은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 버는 건 어쩌다 일확천금을 얻기도 하지만 지키는 건 운과 상관없다. 철저하게 자기 내공이 있어야 지킬 수 있는 게 돈이다. 복권에 당첨돼도 자기 그릇이 그 돈을 담을 수 없다면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다.
감당할 수 없는 행운은 독이다. 사람은 자기 그릇 이상의 뭔가를 담을 수 없다. 분수에 맞지 않는 건 내 것이 아니다. 100만 원을 110만 원으로 늘릴 줄 모르는 능력이 문제일 뿐 자본금 크기는 중요한 게 아니다. 내게 부족한 건 자본이 아니라 그저 능력뿐이라는 자각이 있어야 한다. 이 태도 없인 어떤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 돈은 그걸 다룰 능력이 있어야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