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건 사는 게 재미없어지는 거다. 난 지금껏 재미없는 건 항상 제거해 왔기에 삶이 재미없다면 결론은 하나다. 그러니 재밌게 살기 위해 정말 노력한다. 생계 걱정이 사라진 사람에게 무료함과 무기력함이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 보면 이게 그리 가벼운 문제라 할 수 없다.

요새 신경 쓰는 건 속도 조절이다. 어떤 것이든 빨리 성취하려고 조급해하지 않는다. 천천히 해도 된다. 그래야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해볼 만한 재밌는 경험을 젊을 때 다 해버리면 나머지 인생은 재방송 보는 삶이 돼 버릴 수 있으니까. 물론 세상은 넓어서 죽을 때까지 열심히 체험해도 다 즐길 수 없다만.

매우 설레고 신기한 경험은 인생에서 제한적이다. 수명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모든 걸 젊을 때 다 해봐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럴 수도 없고. 난 요새 크리에이터 생활하는 게 즐겁다. 머니맨을 더 크게 키우고 싶지만, 성취 속도나 결과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다. 예전처럼 마음이 급하지 않다.

대략 100살까지 산다고 했을 때 웬만한 걸 50살에 다 이뤘다면 남은 절반의 삶은 어찌 살아야 하나 상상해봤다. 계속 놀고 여행 다닌다고 그게 그리 즐거울 것 같지 않다. 그래서 하늘로 올라가는 나만의 탑을 쌓기로 했다. 끝이 없어서 죽을 때까지 벽돌을 올려도 되는 일. 그게 나한텐 글쓰기다.

사마천은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 궁형을 당하고도 자살하지 않고 버티며 끝까지 살았다. 사람에게 평생 노력해 이룰만한 목표가 있다는 건 삶의 큰 이정표가 된다. 모든 이들이 크리에이터가 됐으면 좋겠다. 자신만의 끝없는 탑을 쌓는다는 건 어떤 이득을 떠나 그 자체로 순수하게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