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은 의지로 끊는 게 아니다. 중독된 걸 자기 마음먹은 대로 바꿀 수 있다면 애초에 고민도 아니다. 그냥 알아서 고치지. 노력으로 고칠 수 없으니까 그걸 중독이라고 하는 거다. 그러면 약이라도 써야 하는 걸까?

인간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걸 계속하고 싶어 한다. 그게 우연히 도박이면 도박을 하는 것이고 게임이면 게임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독 치료의 힌트를 찾아야 한다. 무조건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게 된다는 결론 말이다.

안 좋은 중독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중독을 만드는 거다. 이걸 건전한 취미라고 한다. 내가 콘텐츠 제작 일을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콘텐츠 일에 중독돼 있어서다. 원래는 게임을 프로처럼 잘했다. 하지만 이젠 전혀 안 한다.

왜냐면 콘텐츠 일이 제일 재밌기 때문이다. 이것보다 재밌는 걸 찾으면 그걸로 넘어갈 순 있지만, 아직까진 못 찾았다. 그런데 왜 도박은 중독이라면서 내가 콘텐츠 일에 미쳐있는 건 아무도 뭐라고 안 할까? 도박은 인생을 피폐하게 하지만, 내 취미는 내 삶을 고양하니까. 둘이 완전히 다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도박 중독은 있어도 공부 중독은 없다는 것이다. 공부는 현실적으로 중독될 수 없는 항목이라 그렇다. 소수의 특별한 이들은 이런 것에 집착하기도 하지만, 보통 일반인한텐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좋은 중독을 만들겠다고 얼토당토않은 것에 도전하면 안 된다.

그저 도박보다 나은 걸 찾으면 된다. 그게 조금이라도 도박보다 낫다면 그걸로 조금씩 대체하면서 도박에서 계속 빠져나와 정신을 환기하는 거다. 너무 재미없고 생산적인 것 시도하지 말고 재밌는 것 중에 도박보단 나은 걸 찾아서 흥미를 붙여보는 게 좋다. 이게 변화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