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유통기한 끝난 관계를 정리하라
관계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사랑도 우정도 영원할 것 같지만, 다 그 나름의 끝이 있다. 관계가 끝나기 전에 죽으면 끝을 모르겠지만, 계속 살아 있다면 언젠간 끝을 보게 된다. 그러니 학창 시절 절친들과 멀어졌다고 씁쓸해할 게 아니다.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도 있는 거니까. 고인 물 상태가 되면 뭐든 썩는다. 사업이든 인간관계든 계속 순환해야 한다.
아이템 교체 주기가 되면 당장 매출이 안 떨어져도 제때 바꿔주고 인연이 다 된 관계는 자연스럽게 보내줘야 한다. 그렇게 빈자리를 계속 더 새롭고 좋은 것으로 채워 넣는 게 발전이다. 이 사이클이 자리를 잡아야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순환 구조의 흐름이 끊겨 망가지면 정체된 삶이 시작된다. 망설임 없이 새로운 것을 계속 받아들이며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사업이든 인간관계든 이 부분을 간과하면 금세 고인 물 상태가 되니 멈추지 않게 계속 마중물을 대야 한다. 요샌 나이가 들어 그런지 오랫동안 못 봤던 이들을 우연히 만날 때가 있다. 과거 얘기하는 게 나쁘진 않지만, 과거 얘기 말곤 할 말이 없다는 점에서 좀 재미없다. 역시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는 게 좋은 것 같다. 서로 자연스럽게 잊으면 더 좋고.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는 건 물건 정리할 때만 필요한 말이 아니다. 예전엔 한때 좋았던 관계를 떠올리면 씁쓸함이 컸다. 지금은 한 때라도 좋아서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물론 함부로 인간관계를 정리하란 뜻은 전혀 아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줄 모르고 미련스럽게 붙잡고 있는 관계를 정리하란 의미다. 이미 끝나버린 관계에 더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