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를 모르면 사는 게 피곤하다. 되는 일이 없고 주위 사람들이 다 나를 불편해하면 이유를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 잘못된 행동은 없는지 살피고 상대방 불편하게 하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진 않은지 스스로 잡아내야 한다. 비호감으로 행동하니까 주위에서 차별하는 거다.

물론 차별은 나쁘다지만, 사람 마음 인지상정이다. 호감 가는 상대에게 친절한 건 당연하다. 파견 근무하던 시절 사무실 여동생이 이렇게 비꼰 적이 있다. 오빠는 남자라서 좋겠다고. 여자 선배들이 다 내게 친절하게 구니까. 그런데 여자라고 남자한테 그냥 잘해주지 않는다. 이 친구는 평소 내 처세가 어떤지 전혀 몰랐던 거다.

난 아무 이유 없이 주위에 먼저 베푸는 편이다. 자기한테 잘해주는 사람을 싫어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이 동생은 동료들에게 음료수 한 번 안 돌리면서 내가 외부에서 온 프리랜서에다 남자라서 주위에서 잘해준 줄 안다. 딱 자기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니 그리 보이는 거다. 대접받게 행동하면 다들 알아서 잘해준다.

내가 남자라서 좋은 대접받은 것 같다면 다른 남자들도 나와 똑같이 대접받는지 보면 된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무슨 차이가 있는지 보였을 텐데 이 친구한테 거기까지 생각하는 건 무리였던 셈이다. 세상이 날 괴롭히는 것 같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생각해 보면 분명 남 탓만 할 순 없을 거다.

그냥 재수가 없어서 이상한 사람을 계속 만나는 게 아니다. 자꾸 안 좋은 환경에 자신을 놔두고 사람을 너무 가리지 않고 사귀면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세상이 다 잘못돼 보인다면 그건 세상 탓이 아니라 내 눈이 이상한 것이다. 설령 외부 문제라 할지라도 늘 내 안에서 먼저 답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뭐든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