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항상 끝까지 방심하지 마라
최근에 받았던 메시지 중 가장 웃긴 건 나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냐는 질문이었다. 정말 상상도 못 한 질문이다. 세상에 안 어려운 시절이 있는 사람도 있나. 다 자기 나름의 고통이 있는 거지. 심지어 난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 왜 그걸 알고 싶냐고 물으니 내 어려웠던 시절을 알면 본인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걸 독일어에선 ‘샤덴프로이데’라고 한다. ‘타인의 고통에서 느끼는 즐거움’ 정도로 통하는 뜻이다. 누가 내 고통스러운 과거를 안다고 본인 삶에 도움이 될 리 없다. 그저 흔한 창업자의 실패 이야기다. 그래도 궁금한 이들이 있다면 난 대학을 자퇴하고 열심히 돈 벌었는데 그렇게 번 돈을 사업 실패로 20대에 다 날렸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미 평범한 20대가 겪을 수준의 고통이 아니다. 이 선택은 내가 평생 짊어져야 할 짐이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한다. 사업 말곤 동료들을 먹여 살릴 방법이 없다. 투자를 배우는데 집착한 것도 망하면 이거라도 해서 살아남아야지 싶어서였다. 사업은 항상 수시로 위기가 찾아오니까.
지금 잘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그러니 늘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라는 거다. 방심하지 말고. 관 뚜껑 닫기 전엔 인생은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잘 나갈 때 주위에 베풀어서 덕을 쌓는 것도 좋은 투자다. 인생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매사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