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선택이 어렵다. 모든 상황이 비가역적이라 그렇다. 이번 애인과 지금 헤어진다고 그전에 더 괜찮았던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건 다음번도 마찬가지다. 몇 번을 반복하든 다신 돌아갈 수 없기에 늘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다. 다른 기회는 있지만, 같은 기회는 없다.

협상에서도 이 심리를 밑밥에 까는 기술이 중요하다. 지금 이 거래를 차면 다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거다. 그러면 경솔하게 거절하거나 블러핑 하는 걸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진짜 버려도 되는 카드가 아니면 상대도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

침착함을 잃는 건 기회가 부족할 때다. 마지막 한 발로 반드시 명중해야 할 땐 천하의 명사수도 실수할 확률이 매우 높다. 지나친 긴장감은 실수의 친구다. 기회를 제한하는 건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지만, 동시에 이성적 판단과 평상심을 잃게 한다.

마지막 기회라는 걸 강조하면 제안이 훨씬 강렬하게 다가온다. 실제 마지막 기회인진 중요치 않다. 일단 단어에서 느껴지는 그 강렬함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괜히 안 살 물건도 오늘이 홈쇼핑 마지막 판매라고 하면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이번 기회가 끝이라는 건 그런 마음을 공략하는 셈이다.

협상이라고 썼지만, 일상에서도 이 두 가지 심리를 이용해 상대의 관심을 끌고 선택을 압박하는 건 얼마든지 활용해 볼 수 있다. 같은 패를 쥐고도 프로 도박사가 더 잘 이기는 건 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말도 어떤 기술로 요리하는가에 따라 같은 재료로 전혀 다른 요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