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는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다. 원하는 게 없으니 공략 포인트 잡기가 무척 어렵다. 거래하려면 서로 주고받을 게 필요한데 아쉬울 게 없는 상대면 이 지점을 파악하기 곤란하다. 그래서 이런 상대를 공략하려면 단순 협상보단 관심을 끄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보통의 거래는 낚시질에 가깝다. 먹이가 좋아할 만한 밑밥을 깔고 걸려드는 걸 노리면 된다.

하지만 아쉬울 게 없는 이는 밑밥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낚시질이 아닌 도끼질을 해야 한다. 관심 보일 때까지 계속 두드려야 한다. 여러 방면에서 최대한 많이 두드려야 한다. 애정 결핍이 심할수록 유혹하기 쉬운 것처럼 약점이 눈에 보일수록 파고들기 쉽다. 자아가 단단하고 뭘 원하는지 마음을 읽기 어려운 이는 공략 지점을 파악하기 어려워 늘 뚫기 어려운 편이다.

인간관계도 내게 바라는 게 없는 이는 친해지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이들은 더 공략할 가치가 있다. 성사만 되면 크게 성공한 계약이다. 내 편에 구멍이 없는 단단한 재목을 영입하는 것이니 도끼질이 아니라 더한 것도 할 가치가 있다. 사실 일을 떠나 인생 자체만 놓고 봐도 아쉬울 게 많은 타입보단 이런 이들이 주위에 있는 게 훨씬 좋은 방향이다. 내 주변이 곧 내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