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오해에 마음 쓸 필요 없는 이유
억울하지 않은 오해는 없다. 그래서 예전엔 해명이든 변명이든 어떻게든 오해를 풀어 보려고 노력했다. 아닌 건 아닌 거니까. 무엇보다 상대와 친하게 지내진 못해도 굳이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아서. 그런데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상대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오해를 풀 도리가 없다. 오해는 애초에 진실과 상관없이 서로 간 신뢰 문제에 가깝다.
터무니없는 소문이 돌았는데 아무 조치도 안 하고 내버려 둔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나를 의심하고 소문을 퍼뜨리나 궁금해서. 시간 지나면 자연스럽게 진실이 밝혀질 소문이라 굳이 나서서 해명할 필요도 없기도 하고. 결과를 쭉 살펴보니 오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다. 나와 친한 관계는 그 소문을 전혀 믿지 않았다.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 걸 아니까.
안 좋은 소문을 확대하고 재생산한 건 대부분 내게 반감이 있던 부류뿐이었다. 그런 부류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내게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오해는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신뢰가 핵심이다. 나를 좋아하고 믿는 사람은 안 좋은 소문을 들으면 그 얘기 자체를 의심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는 사실과 관계없이 나를 공격하기 위한 소재로 삼는다.
오해받는 것에 그리 마음 쓸 필요 없다. 평소 신의를 잘 쌓아두면 소중한 관계는 함부로 오해하지 않는다. 설령 무슨 일이 있어도 상대가 먼저 오해를 풀려고 노력하지 악담부터 퍼붓진 않는다. 오해를 쉽게 한다는 건 그만큼 서로 신의가 부족한 거다. 이것은 신뢰를 쌓아야 해결되는 문제다. 나를 믿지 못하는 상대에겐 그 어떤 말도 다 안 좋게 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