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환자는 경험 많은 의사를 원한다. 그 누구도 처음 시도하는 수술의 환자가 되고 싶지 않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외주를 고를 때 포트폴리오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에이전시의 경험이 필요해서다. 비슷한 수준의 프로젝트에 성공해 본 경험이 있어야 믿고 맡길 수 있으니까. 상대방이 아무리 잘하겠다고 장담해도 경력이 없다면 믿기 어려운 게 솔직한 속내다.

내가 늘 경험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20대엔 이것저것 너무 많이 해서 더는 새로운 경험을 찾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고급 호텔을 써봐야 그런 시설이 왜 비싼지 이해할 수 있고 관련 서비스도 기획해 볼 수 있다. 어떤 사치스러운 서비스를 욕하기 전에 그런 서비스가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 고민이 다 창업의 기초가 되는 거다.

모든 아이디어의 바탕엔 자신만의 경험이 있다. 얼마나 폭넓은 경험을 다양하게 쌓았는지가 그 사람의 내공이고 통찰력이다. 어릴 땐 물건 사기 전에 리뷰를 잘 안 봤다. 관심 리스트를 모두 산 후 그중 제일 괜찮은 것만 남기고 팔았다. 더 좋은 물건이 뭔지 알기 전에 안 좋은 건 왜 안 좋은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으니까. 온라인 리뷰를 보는 것과 직접 써보는 건 천지 차이다.

뭔가를 직접 해 본 것만큼 스토리텔링 하기 좋은 것도 없다. 남 얘기 들어서 하는 건 이야기의 생동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직접 한 경험을 얘기하는 것만큼 살아있는 이야기도 없다. 내가 훌륭한 경영 사례를 연구해 글을 쓰는 것보다 허접해도 내 사업 이야기를 하는 게 독자들한텐 훨씬 재밌는 얘기다. 열린 사고와 나만의 관점을 가지려면 뭐든 경험이 많아야 한다. 그러니까 경험에 쓰는 돈은 아끼는 게 아니다. 특히 처음 해 보는 거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