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먼저 주는 게 더 남는 장사인 이유
일 때문에 프리랜서와 미팅하면 보통 10만 원 정도 출장비 명목으로 선금을 보낸다. 주위에선 그러다 사기당하면 어쩌냐고 걱정하는데 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다. 돈 10만 원에 나를 버릴 수준의 상대면 애초에 안 만나는 게 나에게 더 이득이다. 내 가치를 그렇게 낮게 보는 안목 낮은 이는 처음부터 안 보는 게 남는 장사다. 10만 원은 시간을 아끼는 비용에 해당한다.
상대가 미팅에 책임감을 느끼고 훨씬 성의 있는 태도로 나를 대한다는 게 돈보다 더 중요하다. 아직 미리 돈 줬는데 못 만나 본 적은 없다. 그 정도 수준일 것 같은 사람한텐 보자고도 안 한다. 프리랜서는 시간이 곧 돈인데 적절한 미팅비를 주지 않으면 반드시 고용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긴다. 10만 원에 그런 부담감을 떨쳐 내는 건 고용주에게 더 유리한 전략이다.
하지만 나처럼 하는 업체가 거의 없는지 돈을 보내준다고 하면 당황하거나 사양한다. 물론 그렇게 거절해도 업무 처리상 꼭 필요한 절차라 하며 반드시 주는 편이다. 이 정도 돈과 행동만으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이 가능한데 안 쓴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협상은 이렇게 내가 주도할 수 있는 판을 미리 짜는 게 중요하다. 효과에 비하면 10만 원은 아무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