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가 자유로운 게 오히려 대다수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지금처럼 ‘해고는 살인’ 같은 태도로 노동계가 나가면 고용은 절대 좋아질 수 없다. 살인을 당하고 싶어도 그 기회조차 영원히 주어지지 않는 게 청년 실업 문제다. 해고하면 살인이라는데 세상에 어떤 고용주가 고용을 확대하나? 지금은 고용에 따른 기회비용이 너무 높다.

고용은 원래 잦은 외주로 인한 거래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하는 건데 그 비용이 지금처럼 높으면 그냥 외주 쓰지 정규직 채용 안 한다. 해고가 자유로워진다는 건 고용 시장이 유연해진다는 말이다. 누군가 해고됐다는 건 다른 누군가에겐 새로운 취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큰 연봉 상승은 이직에서 나오는 것이지 승진만으론 어렵다.

이직 시장이 활발해지면 근로자는 이직을 통해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에 맞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해고가 두려운 건 이직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 시장 유연화로 인력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해고를 그리 두려워할 필요 없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이미 취직한 근로자에겐 당장 불리한 요구라 반발을 뚫을 길이 없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