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을 때만 하면 그건 직업이 될 수 없다. 작가가 안 팔리는 글이라도 본인이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건 좋다. 지지할 만한 소신이다. 하지만 쓰고 싶을 때만 쓰는 건 안 된다. 자기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건 프로가 아니다. 내가 늘 많은 생산량과 꾸준함을 강조하는 건 이것이 직업인의 기본자세이기도 하지만 이 태도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기도 해서다.

자기가 하기 싫을 때도 참고 그냥 하는 그 태도가 프로의 마음가짐이다. 시원찮은 글을 쓰는데도 글로 먹고사는 분들이 있다. 대부분 다작을 한다. 거의 본인이 무슨 책을 냈는지 기억도 못 할 만큼 많이 쓴다. 그것도 수십 년씩. 그런 작가는 반드시 글로 먹고살 수 있다. 매력은 부족해도 성실함이 그걸 메꾼다. 프로 스포츠 선수는 몸 상태가 나빠도 출전할 경기가 있으면 최선을 다해 뛴다.

자기가 뛰고 싶을 때만 뛴다면 그건 취미 생활과 다름없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없는 건 그 일을 하고 싶을 때만 하려고 해서다. 그런 태도론 프로가 될 수 없다. 항상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자기 일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남과 다른 탁월함의 뿌리는 성실함에 있다. 이런저런 핑계로 꾸준히 할 줄 모르면 어떤 재능이 있어도 빛을 발할 수 없다. 그건 자연스러운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