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생활은 매너리즘의 늪에 빠졌다. 일은 여전히 열심히 잘하지만, 한편으론 잘해서 재미없다. 이미 다 깬 퀘스트를 다시 반복하는 느낌이다.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반복해 보면 질린다. 딱 그런 기분이다.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해서 할 뿐이다. 매일 같은 날을 계속 반복해 사는 것 같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최근 몇 달은 정말 내 마음대로 사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썩 유쾌하진 않다. 물론 이렇게 살면 몸은 편하다. 하지만 짜릿한 순간은 없다. 심장 터지게 도전하던 시절 느꼈던 설렘이나 새로운 걸 경험할 때 그 떨림이 그립다.

생계만큼이나 삶을 위협하는 건 권태와 허무다. 이건 단순히 기분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를 아우르는 한 사람의 인생관 문제다. 권태는 같은 일을 반복할 때 느끼고 허무는 거기서 의미를 찾지 못할 때 생긴다. 내게 필요한 건 이걸 깨는 변화와 도전이다. 이것이 반복되는 일상을 늘 새롭게 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