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생활은 엉망이다. 회사 매출은 매달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지만, 내 개인 생활은 매너리즘의 늪에 빠졌다. 일은 여전히 잘하지만, 한편으론 잘해서 재미없다. 이미 다 깬 퀘스트를 계속 반복하는 느낌이다.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반복해 보면 질린다. 딱 그런 느낌이다.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해서 할 뿐이다.

미니멀리즘에 심취한 이후론 물욕이 거의 바닥을 친다. 가지고 싶은 게 없다. 정말 없으면 안 되는 것 빼곤 다 버린다. 필요하면 다시 사긴 하지만. 요즘엔 필요한 것조차 소유보단 렌트를 선호한다. 카드값이 매달 비슷하다. 딱히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도 아니다. 마음대로 써도 금액이 일정하다. 소비 패턴이 거의 고정됐다.

자고 싶은 대로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최근 일 년은 정말 내 마음대로 사는 시간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썩 유쾌하진 않다. 몸은 편하긴 하다. 즐거울 때도 꽤 많고. 하지만 짜릿한 순간은 없다. 심장 터지게 도전하던 시절 느꼈던 설렘이나 새로운 걸 경험할 때 그 떨림이 그립다.

생계만큼이나 삶을 위협하는 건 권태와 허무다. 이건 단순히 정신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를 아우르는 한 사람의 인생관 문제다. 권태는 같은 일을 반복할 때 느끼고, 허무는 거기서 의미를 찾지 못할 때 생긴다. 내게 지금 필요한 건 이걸 깨는 변화와 도전이다. 나를 깨는 도전에 과감해지는 것, 반복되는 일상을 늘 새롭게 사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