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교류하며 그들을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서로 관점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차이 나는지 분석해 그걸 통해 배울 점을 찾아 열심히 보완했다. 그들을 설득하거나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이젠 그러지 않는다. 더는 나와 다른 성향의 논리를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정치인도 아닌데 모두 이해할 필요 없다. 나와 다른 세상에 내버려 둬도 아무 상관없다. 호기심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는다. 상대성은 여전히 존중하지만, 나와 맞지 않는 건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누구나 호불호가 있다. 편협한 건 나쁘다고 배우지만, 오히려 기계적 균형이 더 부자연스럽다. 사회 질서를 해치지 않는다면 개인은 어떤 사고와 자유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그게 대한민국 헌법이다. 그동안 다른 의견을 열심히 들은 건 이 결정에 확신을 가지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특정 가치관은 평생 함께하며 대화한 친구조차 전혀 바꾸질 못했다. 물론 가치관이 달라도 친구가 될 순 있지만, 이런 친구는 반쪽 짜리 친구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남은 생은 나머지 반쪽도 채울 수 있는 이들에게 집중하고 싶다. 편협하다 하더라도 이쪽이 내가 더 원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