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고객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하면 이런저런 요구 사항을 얘기한다. 하지만 그런 기능은 이미 시장에 다 나와 있다. 심지어 상품성도 좋게. 그래서 실제 그런 제품이 있다고 알려주면 사지 않는다.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 산다고는 안 했다. 산다고 했어도 사기 전까진 실제 의도를 알 수 없다.

책을 내달라는 메시지를 참 자주 받는다. 하지만 난 그런 메시지에 짧게 답할 뿐이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그럴 계획이 없다고. 출판을 요구하는 분들 이름을 보면 대부분 생소하다. 평소에 내 글에 따봉 한 번 안 누르는 분들이다. 공짜로 하는 클릭도 잘 안 하는 분들이 굳이 자기 돈 주고 책 사볼 거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른다. 평생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방황하는 인생이 태반인데 소비라고 다를 것 같나. 어떤 것도 이 불확실한 복잡계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운이 중요한 거고. 다만 그나마 힌트를 잡자면 말보단 행동에 있다는 것. 미팅 때 좋아하는 상대방을 쳐다보진 않아도 발끝은 향해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