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고객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하면 이런저런 요구 사항을 얘기한다. 하지만 그런 기능은 이미 시장에 대부분 나와 있다. 심지어 상품성도 좋게. 그래서 실제 그런 제품이 있다고 알려주면 사지 않는다.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 산다고는 안 했다. 산다고 했어도 사기 전까진 실제 의도를 알 수 없다.

책을 내달라는 메시지를 참 자주 받는다. 하지만 난 그런 메시지에 짧게 답할 뿐이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그럴 계획이 없다고. 출판을 요구하는 분들 이름을 보면 대부분 생소하다. 평소에 내 글에 따봉 한 번 안 누르는 분들이다. 공짜로 하는 클릭도 잘 안 하는 분들이 굳이 자기 돈 주고 책 사볼 거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른다. 평생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방황하는 인생이 태반인데 소비라고 다르지 않다. 어떤 것도 이 불확실한 복잡계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운이 중요한 거다. 다만 그나마 힌트를 잡자면 말보단 행동에 있다는 것. 미팅 때 좋아하는 상대방을 쳐다보진 않아도 발끝은 향해 있는 것처럼.

상대가 원하는 걸 알고 싶다면 뭘 찾는지 살펴라. 상대의 생각을 파악하고 싶다면 어떤 행동하는지 유심히 관찰해라. 말은 자기 생각이라지만, 우리는 그 생각이 분명치 않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른다. 오직 확실한 건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결과뿐이다. 알고 싶은 게 있다면 다른 소음은 다 제거하고 오로지 행동에만 집중하자. 거기에 중요한 힌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