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서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만 계속 퍼주는 관계는 절대 오래갈 수 없다. 난 상대에게 뭘 해줄 수 있을지 제대로 파악하기 전엔 아예 만남 자체를 함부로 가지지 않는다. 어릴 땐 어떤 사심도 없이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고 조건 없이 도와줬다. 보상받지 않아도 즐거웠다.

하지만 그렇게 맺어진 인연은 내가 원해도 결국 유지할 수 없었다. 호혜적인 관계가 아니면 받는 쪽도 부담스럽기 때문. 물론 꼭 물질적인 것만 주고받으라는 건 아니다. 인맥이 넓어 다른 사람을 소개해 줄 수 있거나 코드가 맞아 정서적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등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다양하다.

난 언제나 상대의 이익을 신경 쓴다. 인간은 이기적이라 손해 본다고 생각하면 늘 회의하기 마련이다. 동료들이 나와 아무리 친해도 내가 임금을 줄인다면 고용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이건 사적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이기심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이해관계에 바탕이 있다. 상대가 원하는 걸 파악해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서로 이익이 될 수 없는 관계는 시한부일 뿐이다. 어른들 세계의 모임은 성공한 사람만 남는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해야 한다. 내가 줄 수 있는 게 없다면 어떤 관계도 지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