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서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만 계속 퍼주는 관계는 절대 오래갈 수 없다. 그런 건 부모 자식 사이에나 가능한 일이다. 아니다. 부모도 언젠간 원한다. 장기 투자에 가깝지만. 어쨌든 난 사람도 함부로 만나지 않는다. 내가 상대에게 뭘 해줄 수 있을지 제대로 파악하기 전엔.

이런 태도를 너무 깐깐하게 보거나 계산적이라고 힐난할 수 있다. 나도 어릴 땐 전혀 이러지 않았다. 그 시절엔 어떤 사심도 없이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고 조건 없이 도와줬다. 보상받지 않아도 즐거웠다. 하지만 그렇게 맺어진 인연들은 내가 원해도 결국 유지할 수 없었다. 호혜적인 관계가 아니면 받는 쪽도 부담스럽기 때문.

물론 꼭 물질적인 것만 주고받으라는 건 아니다.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게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니니까. 인맥이 넓어 다른 사람을 소개해 줄 수 있거나 코드가 맞아 정서적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등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종류와 형태는 많다. 중요한 건 어찌 됐든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난 언제나 상대방의 이익을 신경 쓴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라 손해 본다고 생각하면 늘 회의를 느끼기 마련이다. 내 동료들이 나와 아무리 친해도 내가 임금을 줄인다면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다. 이건 일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그 사람이 날 만날 이유도 없는 거니까.

인간관계의 기본은 이해관계에 바탕이 있다. 상대가 원하는 걸 파악해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면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그렇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게 아니라면 그 관계는 시한부일 뿐이다. 당장 별일 없다고 계속 괜찮을 거라 여기면 오산이다. 어른들 세계의 모임은 성공한 사람들만 남는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