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처음 알게 된 상대에게 내 단점을 그대로 노출하는 편이다. 보통은 친해지고 난 후 조심스럽게 보여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난 오히려 그 반대다. 상대가 싫어하든 말든 내 단점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걸로 떨어져 나가면 의도대로 된 것이고 신경 쓰지 않는다면 나와 코드가 맞는 것이니 내 시간을 쓸 가치가 있다.

사회 초년생 땐 당연히 반대였다. 그땐 가진 것도 없고 인맥도 약하니 최대한 영업 마인드로 상대에게 맞춰가며 친해졌다. 이젠 아쉬운 것도 없고 인간관계도 딱히 늘리고 싶지 않으니 나를 바꾸고 싶지 않다. 이런 전략의 장점은 내 단점조차 좋아해 주는 사람을 발견할 경우 내가 더 강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건 상대를 내게 맞추거나 바꾸려 하지 말고 애초에 잘 맞는 상대를 찾는 거다. 코드가 맞는 사람이면 오해도 잘 안 생기지만, 생겨도 금방 풀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인 사람은 사소한 일로도 쉽게 오해가 생기고 그걸 해결하는데 진을 뺀다. 상대 입맛은 내 노력으로 바꿀 수 없다. 그냥 처음부터 잘 맞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