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너무 잘 알면 과감함이 사라진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 분야 투자를 잘할 것 같지만, 썩 그렇지 않다. 바이오산업 전문가들은 이해를 못 한다. 바이오 이름만 들어가 있으면 미친 듯이 주식을 사들이는 젊은 친구들의 행동을. 대체로 경험 많은 사람일수록 이런 건 잘 안 건드린다. 하지만 뭘 모르는 젊은 친구들은 과감하다. 이거다 싶으면 일단 돈부터 박는다.

투자로 돈 번 친구 중 경제학 전공자는 한 명도 없다. 그 친구들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면 아무것도 안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 친구는 비트코인의 시대가 온다는 내 말에 바로 풀 매수해서 시원하게 먹었다. 이러면 이런 반문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떨어졌으면 어쩔 거냐고. 그런 사람은 투자의 기본 속성이 도박이라는 걸 아직도 모르고 있는 거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부동산 투자로 돈 번 것보다 그냥 아줌마들 수익률이 훨씬 높을 거다. 몇 년 전 친구 어머니께서 제주도에 집 산다길래 만류한 적이 있다. 어떻게 보지도 않고 집을 사냐고. 하지만 서류만 보고 샀던 그 집은 몇 년간 시세가 폭등했다. 그때 내 말 듣고 투자 안 했으면 어땠을지 생각하니 정말 조언이고 뭐고 입 함부로 놀리면 안 되겠단 생각만 남는다.

1월 코인 시장의 김프가 너무 높길래 대규모 추가 투자하려던 친구를 말렸다. 좀 쉴 때라고. 덕분에 그 친구는 큰돈 지켰다. 이 친구는 코인이 뭔지도 몰랐기에 내 말을 들었지만, 코인 시장 공부를 오래 했던 다른 친구는 계속 달리다가 폭락장에 완전히 무너졌다. 뭔가를 많이 아는 것과 투자 성적이 좋은 건 꼭 상관있는 게 아니다.

많이 알아 신중한 그 태도가 손해를 막기도 하지만, 너무 자세히 알아 과감하지 못한 그 행동력이 수익을 실현할 수 없게도 만든다. 강남 부동산을 막 사들이던 사람들을 보며 어차피 거품 빠질 거 아무것도 모르고 난리라던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지금 보고 있으면 혀가 찰 수밖에 없다.

지금도 사토시 하나 없는 이들이 자칭 블록체인 전문가라며 코인의 내재가치를 운운하며 거품 타령하는 걸 보는 건 어렵지 않다. 많이 안다고 투자를 더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르는 게 좋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없다는 사실이다. 잘 모르면서 베팅부터 한다는 사람들 비웃을 것 없다. 무모해 보여도 그런 결단이 지금의 인류를 만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