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없다
뭔가를 너무 잘 알면 과감함이 사라진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 분야 투자를 잘할 것 같지만, 썩 그렇지 않다. 투자로 돈 번 친구 중 경제학 전공자는 한 명도 없다. 그 친구들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면 아무것도 안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 친구는 비트코인 시대가 온다는 내 말에 바로 매수해 시원하게 먹었다.
이러면 이런 반문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떨어졌으면 어쩔 거냐고. 그런 사람은 투자의 기본 속성이 도박이라는 걸 아직도 모르고 있는 거다. 부동산 전문가가 부동산 투자로 돈 번 것보다 그냥 아줌마들 수익률이 훨씬 높을 거다. 몇 년 전 친구 어머니께서 제주도에 집 산다길래 만류한 적이 있다. 어떻게 집도 안 보고 사냐고.
하지만 서류만 보고 샀던 그 집은 몇 년간 시세가 폭등했다. 그때 내 말 듣고 안 샀으면 어땠을지 생각하니 입 함부로 놀리면 안 되겠단 생각만 든다. 뭔가를 많이 아는 것과 투자 성적이 좋은 건 꼭 상관있는 게 아니다. 많이 알아 신중한 그 태도가 손해를 막기도 하지만 과감하지 못한 그 실행력이 수익을 실현할 수 없게 만든다.
강남 부동산 곧 거품 빠질 거 아무것도 모르고 난리라던 부동산 전문가의 예전 인터뷰를 보고 있으면 혀가 찰 수밖에 없다. 많이 안다고 무조건 잘하는 게 아니고 그렇다고 모르는 게 더 좋은 것도 아니다. 분명한 건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없다는 사실이다. 과감한 베팅은 무모하다. 하지만 그 무모함이 지금의 인류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