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은 반복되고 대부분 비슷한 날의 연속이다. 그 안에서 나만의 즐거움을 잘 찾아내면 좋겠지만, 이내 매너리즘에 쉽게 빠지곤 한다. 생계를 꾸리고 일상을 단단하게 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요새 슬럼프다. 슬럼프라고 표현하면 정말 슬럼프가 심해질 것 같아 밖에 내색하지 않지만, 이래저래 상심한 마음이 불쑥불쑥 화나게 한다.

이럴 땐 평정심 유지가 쉽지 않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일에 집중이 안 된다. 이렇게 생각이 복잡할 때면 해야 할 일을 더 열심히 한다. 마음이 흔들린다고 평소 생활 리듬을 깨면 점점 더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망가진 하루가 반복되면 그건 슬럼프가 아니라 그냥 삶 자체가 너절한 거다. 계속 그렇게 살면 인생 전체가 형편없어진다.

슬럼프에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면 사소하고 하찮은 일을 더 챙긴다. 작은 일을 단단히 하면 망가졌던 바이오리듬도 회복되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작고 사소한 부분부터 살피려고 노력한다. 슬럼프 극복은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담담하게 사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