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상처를 받는 일의 연속이다.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은 넘치고 풀 수 없는 오해는 주기마다 꼭 생긴다. 모래성을 쌓다가 무너뜨리는 허무함도 크지만, 굳은 신뢰가 작은 균열에 무너질 때면 상실감을 넘어 절망감마저 든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모든 게 부질없이 느껴져 어떤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아무것도 기대되지 않는 일상, 특별한 날도 감흥 없이 지나가길 반복한다. 살아 있으니 사는 인생이 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려고 무리했더니 결국 노를 부러 먹었다. 이런 일이야 늘 있는 거지만, 요즘 따라 더 크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이렇게 망치고 놓친 기회가 얼마나 많았던가.

앞으로도 이런 일상을 반복할 걸 생각하니 왠지 숨이 막힌다. 가끔 나랑 똑같은 사람이 하나 더 있어서 나를 코치해 줬으면 좋겠다. 머리론 다 알 것 같은데 늘 생각대로 실천하지 않는 게 문제다. 한 번씩 태풍이 지나갈 때면 모든 게 허무해진다. 일도 인간관계도. 그래도 모래성 쌓는 일을 반복할 거다. 그게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