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할 요량으로 프로젝트 가격을 크게 올려 부른 적이 있다. 클라이언트가 속으로 쌍욕 할 줄 알았는데 어이없게도 바로 승낙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 역시 전문가를 쓰니 제값 한다는 식의 칭찬을 들었다. 그 후 이 업체는 다른 업체에 우리를 소개할 때 항상 본인들이 냈던 가격으로 안내한다.

자기 가치를 스스로 먼저 높게 책정해야 시장도 그 가격이 적정한지 고민해 준다. 그것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내 몸값에 겸손한 인생은 평생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삶을 못 벗어난다. 이것 이상 받으면 안 된다는 심리적 저항선을 없애야 한다. 낮은 가격을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얼마 부를지 감이 안 오면 처음 생각했던 가격에 공 하나쯤 더 붙여서 기준을 잡으면 적절하다. 그다음엔 어떻게 하면 그 가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스스로 많이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럴 자격이 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된다.

자신의 전문성과 시간은 공산품이 아닌데 박리다매하듯 파는 이들이 있다. 이런 부류는 항상 국내 시장은 환경이 열악해 제값 받을 수 없다며 투덜거린다. 그런데 제대로 요구해 본 적은 있나? 제값 받고 싶다면 제값 받을 각오부터 해야 한다. 이런 것 없이 시장에 들어오면 바닥 청소나 하다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