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될 거야. 근데 그냥 해 봐.”

동료들이 뭐 좀 기획해 오면 자주 하는 말이다. 특히 연차가 짧은 친구들이면 더. 모든 일의 기본값은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인지시켜 준다. 잘 되면 특별한 일이니 감사할 것이며 안 되는 건 당연하니 실망할 필요 없다고.

신입은 잘하려고 해도 잘할 수 없다. 뱃속에서 연습하고 나온 것도 아닌데 어떻게 처음부터 잘하겠나? 뭘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한테 성과를 강하게 요구하면 쉽게 위축된다. 그러다 몇 번 안 되면 도전 정신을 버리고 그 자리에 패배의식을 심는다.

무조건 잘 될 거라고 동기부여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난 안 돼도 상관없으니 그냥 하는 것 자체의 의미를 두라는 쪽이다. 성과는 내가 책임질 테니 너는 그냥 하기만 하라고. 새로운 걸 배우는 사람에게 필요한 자세는 잘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다.

참 치졸한 상사들이 많다. 프로 의식 강조하며 아직 경험도 못 쌓은 친구들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짠다. 그러고 나가떨어지면 근성 타령하고. 근성도 기본 실력을 쌓은 사람이 발휘해야 효과가 있지 초심자가 그러는 건 정신 승리일 뿐이다. 사람을 가장 빠르게 지치게 만드는 자세다.

불행이 특별한 게 아님을 아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감사한다. 그런 사람은 행복의 역치가 낮아 일상의 소중함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일이 조금만 안 돼도 투덜거리는 사람은 성공해도 그게 자기 능력이라 착각한다. 그래선 잘 돼도 배우는 것 없이 오만해지기만 한다. 사회생활을 어떤 태도로 시작해야 좋을지 고민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