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다는 말은 철저히 개인의 가치 판단이 들어간 용어다. 착한 기업은 사회 봉헌이 많아야 착하고 착한 식당은 가격이 싸야 착하다. 뭔가 용어 사용 방향에 일관성은 없지만, 어쨌든 착하다는 말은 자기한테 좋은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이기적인 평가인가. 사회적 기업은 착한 기업일까? 가격을 올리지 않는 가게는 착한 식당인가?

훌륭한 기업이 되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걸 이루려면 돈을 잘 벌어야 한다. 착한 식당이 재료가 형편없지 않으려면 누군가는 노동을 희생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착한 가격이 나올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꾸준히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고 발전하려면 돈을 잘 벌어야 한다. 착한 가격에 팔아선 그런 수준의 돈을 벌 수 없다.

사회의 편익보다 자기 이익을 챙기는 게 착한 거라면 그게 정말 선함인지 의문이다. 그저 내 밥값이 싸면 그 식당은 훌륭한 건가? 착한 식당의 터무니없는 가격에 무너져가는 주변 상권은 괜찮고? 누구한텐 착하고 누구한텐 악한 건가? 이런 방식의 가치 평가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기업은 착할 필요 없다. 그저 선한 개인만 있으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