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시절엔 많은 정규직 채용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한 번도 응한 적 없다. 난 늘 내가 비정규직이길 원했다. 어느 조직에 속한다는 건 그 조직에 나를 맞춰야 한다는 얘기니까. 그런 부품 같은 사람이 되기 싫었다. 어차피 돈도 프리랜서로 버는 만큼 맞춰 줄 수 있는 회사도 거의 없었고 고용 상태가 불안하다는 건 나에겐 ‘열린 기회’에 가깝지 ‘불안한 삶’이 아니었다.

대다수 직장인이 이런 마인드로 살 수 없는 건 자기 능력에 자신감이 부족해서다. 조직에 속하지 않으면 혼자 힘으로 돈 벌 능력이 없다고 믿는다. 사실 이건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개인 역량만으로 조직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란 특별한 거니까. 프리랜서로 성공해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선택받은 소수의 삶이다.

하지만 구조가 그렇다고 진실이 바뀌는 건 아니다. ‘해고가 살인’이라고 말하는 이는 문자 그대로 ‘회사가 없으면 죽는 사람’이다. 그들이 원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상황 자체는 그렇다. 해고당하면 죽는 삶, 이미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아니라면 이제부터라도 다른 삶을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 해고가 두렵지 않은 삶이 될 수 있게.

학생들이 왜 학창 시절 내내 취직 준비만 하는지 모르겠다. 회사는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자신을 지키는 최고의 무기는 회사가 없어도 되는 나만의 전문성이다. 자립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어떻게 하면 기업이 좋아할 인재가 될지에만 골몰하다니. 회사가 뽑아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삶에 자유가 있을까?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 사실상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나이가 됐다면 어쩔 수 없다만, 아직 젊다면 이런 지점을 고민했으면 한다. 앞으로 어떤 역량을 키워 조직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지. 해고가 죽음이라고 느끼며 살 것인지 해고 같은 건 별거 아니라고 여기며 살 것인지. 후자처럼 되기 위한 절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인간으로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