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사람은 솔직한 게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 자체가 솔직하지 않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선택적 솔직함’만 좋아한다. 솔직한 느낌만 들면 되는 것이지 진짜 생각나는 대로 본심을 다 얘기하라는 게 전혀 아니다.

인간은 원래 생물학적으로 원하는 것만 인식하게끔 진화해 왔다. 안구에 수많은 실핏줄이 보이지 않는 건 그게 없어서가 아니라 뇌가 저절로 그걸 인식하지 못하게 제거해서다. 그게 다 보이면 노이즈 때문에 살 수 없다.

솔직한 정도를 잘 조절하고 솔직해 보일 수 있게 톤앤매너를 고려해 말하는 것. 이게 솔직한 매력의 핵심이다. 솔직한 게 좋다고 아무 여과 없이 말해선 안 된다. 상대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솔직함만 보여야 한다.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 진짜 밑바닥을 드러내선 안 된다. 이걸 무시하고 밑도 끝도 없이 솔직하면 무례하고 불편한 사람만 될 뿐이다. 솔직함을 연기하란 게 아니다. 솔직하게 보여 줄 수 있는 부분까지만 보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