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가 꿈인 아이들은 야구 스타들을 보며 프로의 꿈을 키우지만, 현실은 학교 야구부 코치나 하면 다행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너 야구부 코치로 커리어 끝나도 야구 사랑할 거니?” 이렇게 물으면 현실 부정만 한다. 그들이 좋아한 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야구가 아니라 ‘야구 스타가 되는 것’에 가까우니까.

대다수 진로 고민은 자신을 잘 모르기에 생기는 문제다. 자기 진짜 욕망을 모르거나 알아도 거기에 솔직하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건 그냥 성공인데 좋아하는 일을 해서 성공하는 거라고 포장한다. 어쨌든 결론은 성공이 없으면 안 하거나 금방 포기할 거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식의 진로 상담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건 인간의 본성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라 그렇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더럽게 얄팍한 감정이다. 몇 년 가면 대견하고 몇 개월이라도 가면 다행인 그런 거다. 그런 감정으로 직업을 고르란 말인가?

진짜 자기 직업이 될 만한 건 좋아하는 감정을 뛰어넘는 일이어야 한다. 그걸 하는 게 너무 당연해 동기부여 자체가 필요 없어야 한다. 이걸 재능이라 부르든 뭐든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그게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해 자라듯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좋아서 하는 놈은 그냥 하는 놈을 못 이긴다. 그냥 하는 놈은 무동기가 동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