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원하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 제일 친해지기 어려운 부류다. 관계란 뭐든 주고받으며 쌓는 건데 서로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다니. 막막할 수밖에. 이런 부류는 원래 나한테 관심이 없어 친해질 기회도 없지만, 어쩌다 인연이 돼 만나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내게 늘 물음표를 남기곤 했다.

내 나름의 해답을 찾아봤다. 그렇게 찾은 방법이 ‘준비된 상태’에서만 교류하는 것이다. 내가 뭐라도 하나 줄 수 있는 판을 짠 후에야 비로소 관계를 맺고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사회에서 만나는 인연은 학창 시절 친구처럼 아무 이유 없이 교류하기 어렵다. 어떤 방향이든 공통의 관심사나 이해관계가 맞아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을 때면, 늘 내가 뭘 줄 수 있는지 고민한다. 상대도 그걸 원하는지 살피며 접점을 찾는다. 이 둘이 맞아 교류하는 관계가 인맥이고, 오래가는 지인이 되는 셈이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늘 같이 일하려고 노력했던 건, 회사를 동아리처럼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다. 내 나름의 절실한 노력이었다.

난 아직도 내게 관심 없는 사람과 친해지는 방법을 모른다. 아마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방법 따윈 없으니.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다양한 사람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싶다면, 역시 내 역량을 무한대로 키우는 수밖에 없다. 내게 얻어 갈 게 없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