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릴 때 그냥 버리지 않는다. ‘버릴 만한 곳’에 버린다. 쓰레기 쌓이는 곳은 항상 정해져 있다. 늘 더러운 곳만 더럽다. 이 문제로 골치 앓는 상인들은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을 붙이고 CCTV로 촬영도 하지만 그런다고 행인들 행동이 바뀔 리 없다.

물론 해법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공간의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그 근처를 깔끔하게 청소한 후 큰 화분을 배치해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꾸면 아무도 거기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만약 버린다면 그놈은 호텔 대리석 바닥에도 침 뱉고 다닐 놈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 방법을 응용할 곳은 많다. 내 경우 한 번 지적해서 못 고치면 그 후엔 고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그런 잘못할 기회를 아예 없애거나 실수할 만한 상황 자체를 안 만든다. 남이 바꾸길 바라는 건 수동적 대처지만, 내가 직접 바꾸는 건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이다.

확실한 결과를 만드는 사람은 남에게 기대지 않는다. 뭔가 바꿀 의지가 있다면 직접 바꾸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남에게 부탁하고 기대하고 기다리는 건 너무 나이브한 대처다. 프로답지 못하다.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면 뭐든 내 힘으로 직접 바꿔야 한다. 이게 변화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