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은 비싼 감정이다. 어릴 때는 싸지만, 나이 들수록 비싸진다. 돈으로 사려면 과소비해야 하고 돈 안 쓰고 느끼는 건 원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심지어 유통기한도 짧다. 너무 갖고 싶던 걸 가지면 몇 달 가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아주 드물다. 물건으로 느낄 수 있는 설렘은 잠깐에 가깝다. 그나마 추억이 깃들면 좀 더 오래갈 수 있지만, 이것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여행은 다르다. 설렘을 사는 데 가성비가 탁월하다. 유통기한도 제일 길다. 여행에서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쌓으면 평생 가기도 한다. 꺼내 쓰기도 쉽다. 그저 날씨 좋은 날, 벤치에 앉아 한 번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속 한구석이 두근거린다.

여행은 적은 비용으로 설렘을 살 수 있다. 설렘만 주는 게 아니라 가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줘, 인생 자체를 바꿔 놓기도 한다. 심지어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싸다. 그러니까 젊을수록 여행을 자주 다녀야 한다. 가장 싸게 설렘을 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