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일하는 친구가 계속 취직에 실패했다. 구직 사이트에 꾸준히 원서를 냈지만, 면접 기회조차 못 잡았다. 더는 그런 방법이 의미 없다고 판단해 갈 만한 업체 100곳 정도 리스트를 뽑게 했다. 그다음 업체에 전화해 사장한테 사정을 설명한 후 면접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작은 회사는 채용 체계가 잘 잡혀있지 않다. 대표 직권으로 뽑는 경우가 많다. 전화하면 사장이 직접 받는 곳도 부지기수다. 이런 작은 업체가 목표라면 대기업 원서 쓰듯 준비할 필요 없다. 물론 업체 사장이 원칙주의자라면 이런 식의 다소 무례한 접근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런 곳은 그냥 빨리 포기하면 된다.

내 전략이 기가 막히게 먹혔는지 처음 전화한 곳에 바로 합격했다. 그리고 첫 월급 받아 내게 스시를 샀다. 스시야 자주 먹지만, 이런 이유로 먹을 땐 유독 기분이 좋다. 뭔가 전략이 딱 맞아떨어질 때의 쾌감이랄까. 내 전략에 반신반의했던 친구도 나를 신처럼 떠받들며 좋아했다.

사장한테 전화해 바로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과 구직 사이트 통해 원서만 넣고 기다리는 사람. 둘 중 누가 취직될 확률이 높을진 자명한 일이다. 기업가정신은 창업자한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적극성 넘치는 인재를 원하는 곳은 언제나 많다. 단지 그런 인재가 별로 없을 뿐.

관행을 따르는 건 스펙이 좋거나 표준형 인재들한테 유리한 방식이다. 그 사람들과 조건에서 경쟁할 자신이 없다면 판을 흔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전투에서 이기려면 내게 유리한 지형에서 싸워야 하듯 구직도 자기한테 유리한 포지션이 뭔지 파악해야 한다. 틀을 깨는 방법이 위험한 게 아니라 실패를 반복하는데도 변화를 주지 않는 게 위험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