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원하는 걸 얻는 첫 단계는 내가 뭘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 벤 스타인


스펙, 연령 등 특별한 요구 조건 없이 취업 원서를 받는 곳은 모든 지원을 받은 후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겠다는 전략이다. 어떤 이들은 대기업 사무직도 학력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오히려 기만적 행위를 야기한다. 고졸들한테 원서를 잔뜩 받은 후 실제로 대졸만 뽑는다면 사회적 낭비다. 만약 진짜 스펙 제한 없이 뽑겠다면 애초에 아무것도 못 적게 해야 한다.

1. 우유부단하다
소개팅 주선을 해도 뚜렷한 취향 없이 아무나 다 괜찮다는 사람이 제일 까다롭다. 아무거나 먹자고 말하는 사람 중 진짜 아무거나 골라도 좋아하는 이는 별로 없다. 원하는 게 분명하지 않다는 건 자신을 잘 모른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은 일단 옵션을 최대한 늘려 놓고 그중에서 고르려고 하는데 그럴수록 결정 장애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2.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난 상대가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가 주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잡는다. 선택지 몇 개 주고 고르게 하거나 그마저도 못 고른다면 무조건 내 식대로 밀어붙인다. 만약 이렇게까지 했는데 여기에 토 달면 그 사람과는 절대 비즈니스 하지 않는다. 우유부단한 것도 심각한 문제인데 팔로워십까지 없다면 어떤 일도 같이할 수 없다. 대체로 시간 끌수록 좋은 선택과 멀어진다. 기준이 명확한 사람은 오래 고민하지 않는 법이다.

3. 소통하기 어렵다
소통도 일종의 거래다. 내가 가진 것과 상대가 가진 것의 교환이다. 서로 가진 게 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요구 조건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이 이걸 파악할 수 없다. 자신이 필요한 게 뭔지 모르는 사람은 기준이 없는 사람이다. 거래하기 어렵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가 필요한 게 뭔지 그 경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건 거래의 기본이다.

조건이 없다는 건 어떤 의미에선 가장 제한이 많다는 의미다. 아무거나 괜찮은 사람은 어떤 것도 안 괜찮을 수 있다. 필요한 걸 모르면 모든 걸 원할 수도 있다. 예측할 수 있는 건 위협이 안 된다. 파악조차 안 되는 게 문제지. 조건이 없는 건 경계의 대상이다.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유부단하고 원하는 게 분명하지 않다면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